끊는다는 것

환상

끊는다는 것

무언가를 끊는다는 것.. 이 글을 쓰기 위해 무언가 골똘히 생각을 해봤다. 다시 생각해보면 깊게 생각하지 않고서도 이 글을 쓸 수 있었다.



조그마한 일에도 열정적일 수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공허한 시간, 공간, 익숙해진 모든 것들에서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아직도 그를 부르고 있었다. 무작정 끊어내는 것이 안좋을 수 있을까? 무작정 골라내본다. 그것이 무엇이 됬던간에.




1 친구들을 끊어내본다. 하나, 둘, 셋. 달라진 점이 있을까? 나에게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예전만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고, 전처럼 차갑게 돌아선 세상을 바깥쪽에서 불러보며 쓸데없는 한탄을 하지도 않았으며, 수없이 해왔던 말장난과 기복이 심했던 나에게 더이상 상처를 주지 않았다.


더 이상의 불행은 나의 몫이 아닌, 그 사람의 몫이 되었고 책임감이 부족했던 나의 행동들에 이제는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나를 아는 지인들, 친구들, 등등 모든 것을 끊어놓은 건 아니었다. 단지, 나의 길을 제대로 걷고 나를 좀 더 알고 싶어서 끊을 수 있던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혼자 즐길거리를 찾다보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조금은 더 성숙해진 나의 본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의 또래 친구들에겐 이러한 기회가 쉽사리 오지 않는 것을 잘 알고있다. 하지만 이제는 알아야 하는 것을..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거다.


눈이 많이 쌓이고 나면 그 길을 처음으로 밟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하얀 백지를 걷는다. 나의 발자국이 깊게 파이듯, 내딛는 발걸음은 속도가 아닌 깊음을 본다. 작은 한가지를 하더라도 깊게 파고나면 그 자리는 내 신발에 묻은 첫 눈이 된다.


그러니 내 인생에서 불필요한 친구들을 제거하고 나의 깊음을 제대로 보아야 한다. 이것을 대부분 '두려움'이라고 한다. 두려움을 이겨내란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두려움을 극복하란 말도 하기 싫다. 두려움을 온전히 내것으로 만들어라. 두려움은 나의 마음이 만들어낸 한 폭의 검은 눈과 같다.



2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끊었다. 말하지 않아도 알만한 대중적인 미디어들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개인의 자유에 속하기 때문에 강요하진 않겠다. 이런 미디어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큰 도움이 되어주기도 하는데, 어떤 방안으로 쓰여지는 가에 따라 달라지는 듯하다.


개인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재밌는 이야기, 공부, 부자, 기부, 트렌드, 유행, 개개인의 인맥 과정, 삶의 패턴 등 많은 것들을 채워준다. 우리에게 이로운 점이 있다면 당연히 따라오는 게 있다. 바로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서비스.


개인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입는지, 어떻게 화장하는지, 어떻게 잘 살고 있는지를 남의 기준으로 보며 나를 거기에 끼워맞춘다. 물론 변화를 위해 우리는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겉면만 그곳에 매달릴뿐, 썩어가고 있는 자신의 내면은 도무지 상상조차 하기 싫어한다.



잘못된 정보, 이슈에 매달리는 한 커뮤니티, 여자를 놀림 대상으로 만들어내는 소수의 사람들, 다른 사람일에는 열정적으로 꼬집어 악플을 다는 사람들.. 요즘 시대가 달라졌다며 신조어를 내뱉는 사람들.. 잠시의 재미는 있겠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SNS를 하다보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엿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모든 좋은 것들을 인정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들기 마련이다. 이 점은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이다. 상대적 박탈감, 질투, 자격지심 등에 사로잡혀 꼼짝없이 나올 수 없게 만든다.



3 뒷담화를 하지 않는다. 사람의 말은 흐르는 물결처럼 자연스럽게 흘려보낸다. 1명에게 전해진 그 말은 어느덧 10명, 100명, 1000명에게로 넘어간다. 자연스럽게 했던 '뒷말'은 그대로 나에게 흘려들어온다.


어제는 내가 화가 난 일이 있어서 친구에게 '너한테만 얘기하는건데..' 라고 말문을 트였다. 정말 신기하게도 누군가를 욕하면 시간은 참 빠르게도 가더라. 하하호호 친구랑 즐겁게 얘기하다가 시간이 흘러 그 친구랑 사이가 서먹서먹해졌다. 그 이유는, A에게 B를 욕하면 A는 B에게 전해준다. 자연스럽게 A와 B는 친해지며 나에 대한 욕을 퍼붓는다.


언젠가 뒷말은 나에게 다시 흘려들어온다.



4 술은 권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가다 마시면 좋긴 하다. 술은 부모님에게 처음 배우고 나머지는 알아서 책임을 져야한다.


술은 가벼워보이지만 막대한 책임을 묻는 병이다. 알코올 도수를 떠나서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마셔야 한다. 취할때까지 마셔도 상관은 없다. 정신줄만 잘 잡고있는다면.




5 담배는 끊을 수 있을 때 끊어야한다. 강요하지 않겠다. 담배를 핀다고 해서 나쁜 사람은 아니다. 우리 모두는 그걸 알고 있다. 하지만 담배는 우리 몸에 무척 해로운 물질이다. 사람은 변하지 않아도 사람 몸은 변하기 마련이다.


나쁜 물질이 몸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우리는 길들여진다. 뇌가 시키던, 마음이 시키던, 몸이 시키던간에 결국 자신이 시킨 짓이다. 무조건 끊는 것이 도움은 되지만 그닥 추천하지는 않는다.


하나부터 천천히 끊어가는 것을 연습해야한다. 연습도 결과를 나타낸다. 모든 연습하지 않는 건 수영을 못하는 아이가 갑자기 바닷물에 몸을 내던져 구명조끼없이 수영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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